화장품 방부제로 사용되는 파라벤 성분은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이 있다. 모두를 통칭해 파라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성분들은 식품에서는 파라옥시안식향산 메틸, 에틸, 의약품에서는 파라옥시벤조산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로 불린다. 화장품에서만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성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1. 파라벤의 기원
벤조익애씨드의 강력한 아류
강연에서 파라벤의 안전성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방청하시던 분이 파라벤에 천연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안전한 성분이지 않냐고 질문을 하신적이 있다.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파라벤은 합성 방부제로 천연 보존제는 아니다"라고 팩트만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나중에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나 생각을 해 보니 문제는 안식향산이 있었다. 안식향산, 벤조익애씨드는 천연에서 발견되는 성분이고, 파라벤은 이 벤조익애씨드에 작용기를 합성에 만드는 성분이다. 때문에 화장품 회사들의 마케팅 언어를 빌리면, "천연 유래 성분"이 되는 것이다. 파라벤은 천연성분이 아니다.
때문에 파라벤의 고시명은 "p-하이드록시벤조익애씨드, 그 염퓨 및 에스텔류"이다. 말 그대로, 벤조익애씨드 합성을 해서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2. 파라벤의 종류
파라벤은 앞에서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벤조익애씨드를 베이스로 작용기로,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 등 탄소 체인을 붙이면 다양한 종류의 파라벤이 된다. 현재, 이 작용기의 탄소수가 많아질수록 파라벤의 독성이 많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위해성 평가 결과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부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만이 제한된 사용량 안에서 사용이 허가되었다.
유럽에서는 2014년에 펜틸파라벤, 페닐파라벤, 벤질파라벤, 이소프로필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의 화장품 사용을 금지하였다.
1) 메틸파라벤
- cas no.
99-76-3
- 영문명
Methylparaben
2) 에틸파라벤
- cas no.
120-47-8
- 영문명
Ethylparaben
3) 프로필파라벤
- cas no.
94-13-3
- 영문명
Propylparaben
4) 부틸파라벤
- cas no.
99-26-8
- 영문명
Butylparaben
3. 파라벤의 사용 규정
세계적으로 파라벤은 화장품 방부제로서 사용이 가능하고, 사용량에 대한 제한이 있다. (한국, 유럽, 중국, 일본, 아세안 국가 등 거의 똑같다.)
1) 단일로 사용시 0.4%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 중 한 가지만 사용할 때
2) 복합으로 사용시 0.8%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 중 두 가지 이상 사용할 때
3) 파라벤의 사용의 이해
위에 파라벤의 사용한도 규정을 보면, 다른 방부제들과는 다르게 두 가지가 나와있다. 화장품 성분을 배우는 사람은 왜 이런 규정이 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파라벤은 방부제로써 사용하기가 좋고 효과도 좋은데 반해서, 방부할 수 있는 범위가 좁다. 즉, 예를 들어 다른 방부제는 10종의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데, 메틸파라벤은 6종의 미생물에만 효과가 있어서, 프로필 파라벤은 다른 6종의 미생물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원하는 미생물 커버력을 위해서 메틸과 프로필을 같이 사용하게 된다. 주로 메틸과 프로필, 에틸과 부틸이 짝지어 사용을 한다. 그래서, 너무 많은 양의 파라벤이 사용되지 않도록 위와 같은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4. 파라벤의 위해성
1) 화장품 파라벤
파라벤의 위해성은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파라벤 유방암 이야기인데, 이에 대한 내용은 화장품 협회나 여러 블로그에 이야기가 많아서 이 블로그에서는 생략을 할 것이다. 어차피 안전성 논란은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 파라벤만 남기고 사용이 금지되면서 일단락이 되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너무 많은 파라벤 안전성 이슈로 인해, 기업들이 이 파라벤 사용을 기피하기 시작해서 사용을 하고 있는 회사가 거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2) 의약품 파라벤
화장품에서는 사용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의약품에서는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의약품에 사용되는 성분은 안전하다는 편견과 의약품 업계에서는 파라벤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후자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사용되는 보존제가 인체에 안전하고 위험하고를 떠나서 사람 세포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 단지, 양이 문제일 뿐이다. 양이 많으면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양이 적으면 무시해도 될 정도로 보일 뿐이다. 그런데, 화장품에서는 그렇게 치를 떨면서 좋지 않다고 외치고 있으면서 의약품에서는 이름이 다른다는 이유로만으로 그냥 가져다 쓰고 있는 정말 웃긴 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의약품 파라벤 성분명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파라옥시벤조산에틸, 파라옥시벤조산부틸
참고로 식품에서는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로 사용되고 있다. 모든 같은 성분 파라벤이다. 식품에서 프로필과 부틸은 생식독성이 보고되어 2008년 6월 24일, 2009년 1월 2일 자로 식품첨가물 공전에서 사용이 금지되었다.(식품 규정은 화장품 규정보다 까다롭다)
5. 의약품 파라벤의 노출
화장품에서 파라벤의 위해성 평가를 할 때 인체 노출량에 의약품과 식품이 포함되있지는 않다. 약품이나, 식품은 화장품에 비해 불규칙적으로 사용이 되기 때문인데, 요즘은 화장품대신 여기저기에서 너무 많은 파라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연고를 사용한다면, 화장품에서 보다 더 많은 파라벤에 노출될 수도 있다.
1) 스티바 A (여드름 크림)
어느 의사라는 분이 소개하는 스티바A 크림 안내인데, 의약품을 마치 화장품 크림 같이 설명하신 매우 실망스러운 유튜브였다. 본인도 그렇게 비교하면 안 되는 거 알면서도 슬쩍 그런 식으로 편집이 되었다.(게다가 전문의약품으로 구입 시 처방이 필요한 제품인데, 유튜브에서 대놓고 소개하는 것은 의약품 광고법 위반의 소지도 있다.) 아무튼 요즘 스티바 A는 피부 필수 크림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인데,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주효능성분이 트레티노인(비타민A의 한 종류)의 함량, 0.01%, 0.025%, 0.05% 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그런데, 여기 보존제로 파라옥시벤조산메틸 즉, 메틸 파라벤이 2.0mg 들어있다. 내용량이 25g 포장인니 0.008%가 들어가 있는데, 잘 잘려서 잘 안 보이지만,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도 0.5mg 사용되었으니, 총 파라벤은 0.01%가 들어있다. 효능성분만큼 들어있는 것이다.
2) 무조나쿨 크림 (무좀크림)
이 무좀 크림을 5개 정도 찾아봤는데, 그중 유일하게 파라벤을 사용한 제품이었다. 15g 용량에 1.6mg의 메틸파라벤과 0.4mg 프로필파라벤이 사용되었다. 역시 파라벤은 0.013%가 사용되었다.
3) Biafine (화상연고)
요즘 프랑스에서 넘어온 핫한 화상연고이다. 국내 정식 발매되어서 판매되는 BIAFINE인데, 역시 파라옥시벤조산메틸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나트륨이 사용되었다. (이름에 나트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화상연고의 주요 기능은 화상을 입은 피부는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처 감염이 쉽게 일어나는데, 이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파라벤은 이러한 세균 감염을 막는 것도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하지만, 피부장벽이 파괴된 만큼 피부흡수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정리하면,
우리가 신경써야 할 성분은 화장품 성분뿐만 아니라, 식품, 의약품에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파라벤의 다른 이름은 의약품에서는 파라옥시벤조산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이고, 식품에서는 파라옥시안식향산 메틸, 에틸이 있다. 외국에는 튜브에 들어있는 연고 제품에는 보존제를 잘 안 쓰는 경우가 많다. 굳이 보존제 쓸 필요 없이 저용량으로 튜브제품으로 금세 쓰고 버리는 것이 의약품으로 바른 길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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